#1. 자주 긴장하는 아이
어떤 일들을 앞에 두고 긴장을 하게 되는 것은 인간이라면 자연스러운 현상 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이 긴장이 지나쳐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면, 이는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될 증상이 된다.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긴장한 나머지 실수를 하게 된다거나,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긴장을 하게 돼서 원활한 관계형성을 이루지 못할 수도 있다.
자주 긴장하는 아이들은 낯선 사람을 만나면 긴장을 하여 엄마의 뒤에 숨거나 얼굴을 돌리는 경우도 있고, 잘 모르는 문제를 만나면 긴장한 나머지 문제를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새로운 환경에 긴장을 하여 만약 이사라도 하게 되면, 새로운 집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불안해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여러 상황에서 긴장하는 자녀들은 긴장 때문에 잦은 실수를 하게 되거나, 예민해지기도 하고, 그런 긴장과 예민함으로 주변사람들에게 까칠하거나 까다로운 사람으로 비치게 되어 부정적인 피드백을 경험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그런 부정적인 피드백은 아이를 더욱 긴장하는 아이로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게 되면서 악순환이 계속되게 된다.
#2. 긴장의 원인
아이가 긴장을 하게 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 있지만, 일반적으로 긴장은 불안, 두려움과 관련이 있다.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 잘 못할 것에 대한 불안, 실수할지 모른다는 걱정 등, 이러한 불안들이 아이를 긴장하게 만든다. 이러한 두려움과 걱정들은 아이들은 왜 하는 걸까?
첫 번째는 기질과 관련이 있다. 자극추구가 낮고 위험회피 수준이 높으면, 기질적으로 잘 모르는 것, 불확실한 것에 대해 이를 위험신호로 받아들이게 되고 회피하려 하게 된다. 더욱이 완벽주의 성향을 가진 아이라 한다면 더더욱 실수할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긴장도가 높아지게 된다. 기질적으로 긴장이 높은 아이는 이미 유아기부터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이로 인한 부정적인 피드백 경험을 더 많이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성장과정에서 부정적인 정서경험을 하게 됨으로써 더욱 위축되고 경직된 성향을 형성하게 된다.
두 번째는 낮은 자존감의 영향이다. 기질적인 문제가 아니더라도 아이가 성장과정에서 낮은 자존감을 형성하게 되면 스스로에 대한 신뢰감이 부족하기 때문에 새로운 상황이나 과제에 대해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이 부족하게 된다. 이러한 원인 때문에 아이는 미리 걱정하고 두려워하게 되며 긴장하게 되는 것이다.
아이를 긴장하게 만드는 원인에는 부모의 양육태도도 영향을 준다. 양육과정에서 부모의 지나친 기대나 성취압력, 또는 위협적이거나 강압적인 양육태도를 가지게 되면, 아이는 심리적으로 경직이 되고 위축되며, 긴장도가 높아지게 된다. 그래서 매사에 긴장을 하며 걱정을 많이 할 수 있다. 부모가 너무 높은 기대감을 가지고 아이에게 성취에 대한 압력을 가하게 되면, 아이는 잘 해내지 못하거나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것에 대한 두려움을 경험하게 된다. 이때 많은 아이들은 긴장을 하게 되고 실수할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회피하거나 부정하는 방어기제를 사용하게도 한다.
트라우마의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아이가 어떤 과업이나 관계 경험 속에서 부정적인 경험이나 트라우마를 형성하게 되면, 이후 유사 경험에 대해 두려움과 불안을 느끼게 된다. 아동학대 경험이 있는 아동의 경우, 자신을 학대했던 대상과 유사한 대상에 대해 비슷한 두려움을 경험하고 긴장하는 모습을 나타내기도 한다. 자동차 사고를 경험한 아동의 경우, 자동차만 봐도 긴장하고 불안해하는 모습을 나타낸다.
#3. 자녀의 긴장에 대처하는 방법
자녀가 긴장을 할 때, 이를 비난하거나 나무라게 되면 아이는 이로 인해 더더욱 긴장이 강화되게 된다. 아이의 긴장은 불안과 관련되어 있으며, 잘 해내지 못하고 불확실한 것에 대한 두려움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긴장하는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안정감"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뜩이나 긴장하고 있는 아이에게 더 위협적이고 안전하지 않은 상황을 제공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불확실한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한 긴장을 경험하는 아이에게는 갑작스러운 변화나 상황을 제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러한 아이들에게는 미리 앞으로 경험할 상황이나 문제들에 대해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좋다. 아이가 먼저 머릿속에 미리 그림을 그리고, 정보를 가질 수 있도록 함으로써 아이는 불확실한 것이 더 이상 불확실한 것이 아니라고 느끼게 된다. 어느 정도 자신이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아이는 좀 더 새로운 상황이나 경험에 대해 안정감을 형성하게 된다.
실수에 대한 두려움으로 긴장하는 아이의 경우, 자칫 부모가 이를 걱정하여 실수할 때마다 괜찮다고 격려하는 경우, 오히려 아이는 안 괜찮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왜냐하면 아이도 그것이 실수임을 알고 있고, 그 실수로 인해 자책감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부모가 실수할 수 있다고 하면서 괜찮다고 하면, 아이는 오히려 이를 격려로 듣는 것이 아니라 부담으로 느끼게 되고, 더욱 실수에 대한 부담감을 경험하게 된다. 따라서, 아이가 실수할까 봐 긴장을 할 때는, 실수해도 괜찮다고 하기보다는 무엇이 실수할 것 같은지를 먼저 확인해 보고, 실수하지 않도록 이를 더욱 연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그리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임을 알려주는 것이다. 실수를 했다면, 누구나 실수할 수 있지만, 다음에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임을 알려주어야 한다.
자녀가 덜 긴장하고 좀 더 자신감 있게 나아가기를 바란다면, 아이의 자율성을 길러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아이가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성취해 나가는 경험을 하는 것은 아이의 자존감 형성을 키우는 과정이 된다. 보통 유아기의 아이들은 처음으로 자신이 무엇인가 성취하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되는데, 이때 여러 실수와 좌절을 경험하게 된다. 이때, 부모가 아이의 실수나 좌절에 대해 지나치게 개입하여 부모가 대신해 주는 일이 많아지거나 혹은 못하게 한다거나 하면 아이는 자율성을 제대로 형성하지 못하게 되고, 낮은 자존감을 형성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자신은 잘 못해내는 사람으로 귀결시키게 되면서 어려운 과제나 새로운 문제들에 대해 긴장할 수밖에 없어진다. 따라서 부모는 일단 아이가 스스로 해결해 보도록 믿고 지켜봐 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부모의 믿음이 아이를 좀 더 성장하게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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