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수줍음에 대해
'수줍어한다'는 단어는 일반적으로 부끄러움이 많고 내성적이며, 낯가림이 있는 모습을 의미한다. 그래서 우리는 부끄러움이 많은 아이들을 보모 수줍음이 많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상담실에 방문하는 수줍음이 많은 아이들은 낯선 상담사를 보고 엄마뒤에 숨거나 나갈 때도 인사하기를 어려워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많은 부모들은 아이가 수줍어하는 모습을 보며 자라서 사회성이 부족해질까, 친구를 사귀지 못하게 될까, 염려하는 부분들이 많이 생기게 된다.
수줍음은 기질인가? 성격인가? 대체로 수줍음은 '기질'에 속한다고 말할 수 있다. 자극에 대한 추구가 낮고, 위험에 대한 회피지수가 높은 경우, 이런 아이는 낯선 것들, 낯선 사람, 낯선 환경에 대해 불편감을 느끼게 되고 회피하고자 하는 기제가 발동하게 된다. 하지만, 성격으로 형성된 경우도 있다. 이는 양육환경에 따라 영향을 받게 된다. 기질적으로는 그렇지 않지만, 성장과정에서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경험 속에서 회피기제가 형성되게 되는 것이다.
자녀가 수줍어하는 모습을 나타낼 때, 부모는 크게 두 가지의 반응을 나타내는데, 수줍어하는 모습에 대해 질책을 하거나, 혹은 감싸주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 앞에서 얼굴을 엄마 치마폭에 숨기거나, 인사하기를 거부하고 얼굴을 돌려버리는 태도에 대해서 부모들은 대체로 부끄러움을 경험하게 되며, 이를 예의 없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2. 수줍어하는 아이의 특징
수줍음이 많은 아이들은 먼저, 낯선 환경이나 사람 앞에서는 말수가 적어지거나 말을 하지 않으려 한다. 낯가림이 심하여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선뜻 다가가거나 인사를 나누지 않으려 한다. 지나치게 수줍음이 많은 아이는 엄마가 큰 마음먹고 문화센터 놀이 수업에 데려갔는데, 엄마 손만 붙잡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나타내기도 한다. 발표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서 어린이집 발표행사에 무대에 올라 내 아이만 멀뚱멀뚱 아무것도 안 한 채로 서있는 경우도 있다. 즉, 수줍음이 많은 아이들은 낯선 환경이나 사람, 경험에 대해 얼음이 되어버리는 반응을 나타내고 어떻게든 그 상황을 회피하려는 모습을 나타내게 되는 것이다.
#3. 수줍어하는 아이에 대한 부모의 태도
사례 1. 엄마의 손님이 집으로 방문을 한 날, 엄마는 아이보고 손님에게 인사를 하라고 한다. 하지만, 아이는 엄마 뒤로 숨어버리고 눈을 옆으로 돌리며 인사하기를 거부한다. 엄마는 몇 번 '인사해야지'라고 아이를 채근하지만, 도통 아이는 입을 국 다물고는 얼굴을 돌려버린다. 손님도, 엄마도 멋쩍어지는 순간이다. 엄마는 손님에게 '우리 애가 수줍음이 많아서 그래요.. 왜 이러는지...ㅎㅎ.. '라고 얼버무린다.
사례 2.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가 도통 친구를 못 사귀는 것 같아 걱정이다. 교실에서 친구들이 말을 걸어와도 대답을 잘하지 않고, 쉬는 시간에도 조용히 자리에 앉아 혼자 책을 보거나 그림을 그린다.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발표라도 시키면, 눈물이 글썽글썽하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서있기 일쑤이다.
사례 3. 아이의 사회성을 길러주려는 마음에 키즈카페에 데려간 엄마. 하지만 막상 그곳에 도착한 후, 아이는 요지부동 엄마 옆에서 떨어지려 하지 않는다. 엄마는 아이에게 온갖 미사여구를 갖다 붙이며 재미있을 것이라는 동기부여를 하지만, 아이는 고개만 절레절레 저으며 엄마 옆에만 있으려 한다. 엄마는 한숨을 쉬며, 혹시 내 아이가 불안정애착인가 심각하게 걱정이 된다.
위의 사례 3가지는 상담현장에서 흔히 접하게 되는 수줍은 아이들의 상황이다. 장소나 약간의 상황만 다를 뿐 대다수 비슷한 경험들을 하게 되나. 첫 번째 사례의 경우, 많은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예의 없이 굴었다고 생각하게 되고 이를 나무라게 되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아이가 인사를 할 때까지 강요를 하기도 한다. 그러면 아이는 얼굴이 온통 울상이 되어 정말 마지못해 고개만 끄덕이는 경우도 있다. 두 번째 사례의 경우, 부모는 자녀의 사회성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을 하게 되고,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게 되면, 오늘 친구와 대화를 했는지, 선생님께 대답을 잘했는지, 친구와 무엇을 했는지 등을 캐묻게 된다. 아이는 이때 '몰라'로 대꾸하거나 짜증을 내거나 회피해 버린다. 세 번째의 경우에는, 부모는 아이에게 엄마가 너를 위해 왜 그곳에 데려갔는지를 설명하며, 그렇게 재미없어하면 다음에는 데려가지 않겠다고 하거나, 엄마의 속상함을 아이에게 호소하기도 한다.
#3. 수줍음의 원인과 올바른 부모의 태도
수줍음의 기본적인 정서는 "불안"이다. 불안으로 인해 두려워하고, 염려하며, 회피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는 아이의 수줍어하는 부적응적인 문제들 이면의 불안한 마음을 살펴봐 주어야 한다. 아이의 수줍어하고 부끄러워하는 태도에는 기질적인 요인도 있지만 환경적인 요인도 영향을 주게 된다. 부모의 양육태도가 일관적이지 못하고 가정 내 분위기가 항상 긴장된 형태라고 한다면, 아이는 불안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이때 기질적인 요소와 결함을 하여 내적으로 위축되고 수줍어하는 정서행동을 나타낼 수가 있다.
부끄러움과 수줍음이 많은 내 아이에게 부모는 강압적인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된다. 강압적인 태도는 오히려 아동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기 때문에, 그 순간에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더 역효과를 낼 수 있다. 먼저, 내 아이의 수줍음은 단지 그 아이의 특성 중 하나라는 점에 대해 이해하고 수용해야 한다. 그리고 아이 스스로가 이를 극복해 낼 수 있도록 오히려 지지하교 격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수줍음이 많은 아이는 사회적 환경에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경험할 수 있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의 이러한 특성을 이해하고 지지해 줄 많은 지원군들을 아이 주변에 형성해 주는 것이 좋다. 담임교사에게 협조를 구하여 아이에게 기다려주거나 지지해 줄 수 있도록 요청을 하고, 친한 친구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수줍어하는 아이는 부모가 어느 정도의 성취압력을 행사할 필요가 있는데, 이 압력이 절대 강압적인 것이 아닌 부모가 함께 지지 역할을 해줌으로써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부모는 내 아이를 '수줍어하는 아이, 부끄러움이 많은 아이'로 단정 짓고 라벨링 해서는 안된다. 위의 사례 1에서 부모는 멋쩍은 나머지 '우리 애가 수줍음이 많아요'라고 변명을 하게 된다. 이때 아이는 자신이 인사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받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는 '난 원래 수줍음이 많은 아이야'라고 스스로를 단정 지어 버림으로써 극복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때 부모는 '지금은 인사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구나, 다음에는 꼭 인사를 하도록 하자, 그것이 예의란다.'라고 알려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녀가 수줍어하고 부끄러워하는 모습 때문에 당황스러운 순간을 만나게 되는 부모들은 순간 자신도 모르게 아이를 비난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면 아이는 스스로에 대한 수치감과 죄책감을 형성하게 되고,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부모에 대해 서운함을 느끼게 된다. 부모는 부끄러움을 경험하고 있는 현재 아이가 훨씬 더 힘들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비난보다는 이해와 수용의 단어를 사용하고,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려주고 당부하면 된다.
지나친 수줍음과 부끄러움은 사회공포증이나 선택적 함구증으로 전환되기도 한다. 아이의 수줍음이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인지에 대해 충분히 고려를 하고 전문가에게 심리평가를 받아보는 것을 고려해 보는 것도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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