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놀이의 발달
놀이는 생물학에 기초를 두고 인간발달에 진화론적 기여를 하는 것으로 인정되어 왔는데, 놀이를 통해 유아는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받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린이들의 놀이형태는 매우 다양하며, 종류도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스밀란스키는 유아의 놀이를 인지활동 수준에 따라 4가지의 형태로 분류하고 있는데, 기능놀이, 구성놀이, 가정놀이, 규칙에 따른 게임이다. 기능놀이는 단순히 반복되는 근육운동으로 어떤 물건을 가지고 하거나 그냥 하기도 한다. 방울을 흔들거나 깡충깡충 뛰기, 공치기 등이 이에 속한다. 기능놀이는 2~3세 사이에 정점에 이르게 된다. 구성놀이는 사물을 조작하여 새로운 것을 창조하거나 구성하는 놀이로, 오리고 붙이고 만들며 하는 놀이를 말한다. 구성놀이는 3~4세에 정점에 이른다. 가정놀이는 어떤 물체 및 사람을 다른 물건이나 다른 사람으로 가정하고 하는 놀이로서 상상놀이나 역할놀이등을 말한다. 보통 6~7세에 정점에 이르게 된다. 마지막으로 규칙에 따른 게임은 술래잡기나 카드놀이 등 어떤 규칙을 가지고 있는 놀이를 말하는데 보통 10~11세에 정점에 이르게 된다.
유아기의 놀이는 주로 가정놀이단계를 말한다. 가정놀이는 유아의 인지적, 사회적 발달에서 가장 중요한 놀이이기 때문에 가장 광범위하게 연구된 놀이의 형태라 할 수 있다. 가정놀이는 자기에서 타인을 참조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게 되며, 대개 1세 경에 나타나는 초기의 가정놀이는 자신의 일상적 행동을 흉내 내는 '자기 참조적' 놀이이다. 그리고 유아는 성장해 가면서 타인을 흉내 내는 것으로 발달해 가게 된다.
유아의 경우 가정놀이를 할 때 구체적인 소도구를 활용하는 것에 많이 의존한다. 초기에는 구체적인 사물이 없으면 놀이를 흉내 내는데 어려움을 경험하지만 점차 발달함에 따라 더 융통성 있는 가정놀이를 하게 된다. 또한 가정놀이는 혼자놀이에서 사회적인 방향으로 발달하게 되는데, 3~5세 동안 유아는 가정놀이를 혼자 하는 비율이 현저히 감소하게 된다. 또한, 유아가 나타내는 환상적 역할의 범위는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점차 광범위하게 변화된다. 3세 경에는 자신이 친숙한 주변인물을 가정하게 되지만 5세 경이되면 직접 경험해보지 않은 슈퍼맨이나 애니메이션의 캐릭터 등을 흉내 내게 된다.
유아의 놀이는 혼자놀이에서 사회적 놀이로 발달해 나가게 되는데, 처음 아이들이 유치원에서 노는 모습을 보면 각자 혼자놀이를 하는 모습을 보게 되지만 점차 협동놀이나 역할놀이를 친구들과 함께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Parten(1932)은 유아의 놀이를 사회적 측면에서 다음과 같이 6단계로 분류하고 있다.
- 비몰입행동: 노는 것은 아니지만 순간적으로 관심이 가는 어떤 것을 보는 행동을 말한다.
- 지켜보는 행동: 다른 어린이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보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이때 어린이는 자신이 보고 있는 어린이에게 질문을 하거나 말을 하기도 하지만 놀이에 참여하지는 않는다.
- 단독놀이: 혼자 장난감을 가지고 독립적으로 노는 놀이이다. 다른 사람이 무엇을 하든 관계없이 자기의 놀이를 지속한다.
- 평행놀이: 혼자 독립적으로 놀지만 다른 어린이들이 활동하는 사이에서 자기가 할 활동을 찾는다.
- 연합놀이: 다른 어린이들과 함께 노는 놀이로 공동활동에 관한 대화를 나누게 된다.
- 협동놀이: 일정한 결과를 성취하기 위해 조직된 집단으로 하는 놀이이다.
놀이는 단순이 즐거움만을 주는 것이 아니라 놀이를 통해 유아는 함께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며 또래의 모델링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학습하게 된다. 상담현장에서 가끔 유아가 가정에서 놀이를 할 때 부모가 혼자 놀면 된다고 생각하고 이를 지켜보기만 하거나 반응해주지 않고 관여를 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아이의 놀이활동을 부모가 적극적으로 지지해 주고, 상호작용을 해주는 것은 아이의 사회적 발달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주게 되므로 꼭 필요한 양육요인이다. 또한 가정에서 아이가 놀이를 할 때 규칙, 허용과 통제를 통해 유아는 자기 개념을 형성하게 되고 조절력을 배우게 되어 사회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2. 유아의 정서발달
인간의 감정 및 정서발달은 대뇌피질의 분화발달과 시상하부의 생리적 발달과 관련되어 있다. 정서행동은 대뇌피질과 관련되며, 감정은 뇌의 시상하부에 기초를 두고 있다. 유아기에는 아직 대뇌피질이 잘 발달되어 있지 않으며, 특히, 전두엽의 발달은 상당히 오랜 기간에 걸쳐 이루어지기 때문에 전두엽의 활동에 따른 감정조절은 성인기에 이를 때까지는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
유아기에는 자신의 정서를 인지하고 이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아직은 미분화된 상태를 보이지만 발달함에 따라 점차 분화된 표현을 보인다. 예를 들면 화가 났을 경우에 유아는 몸부림이나 격렬한 울음의 표현으로부터 상대방을 공격하는 행위로 변화된다. 연령이 증가하면서 직접적으로 정서를 표현하는 것은 점차적으로 억제되며 따라서 외면적 표현은 점차 감소되고 내적경험으로 바뀌어 나간다.
유아기의 정서적 특징은 공포나 분노를 유발하는 자극에 대해 비교적 강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이러한 정서들의 지속기간은 짧지만 계속되는 동안에는 매우 강력하다. 이 시기는 정서가 보다 분화되고 정서의 표현유형 또한 보다 쉽게 알아볼 수 있게 된다. 이 시기의 강력한 정서표현은 부분적으로 오래 계속되는 놀이나, 요구보다 음식을 너무 적게 먹었거나, 먹기 싫은 음식을 거부하는 결과로 인한 피로가 원인이라 한다. 이 시기의 유아는 부모가 하라고 허용하는 것 이상의 것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부모들의 제한에 대해 반항하게 되는 수가 많다는 것을 부모가 유의해야 한다. 따라서 유아 자신 생각에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할 수 없게 되었을 때 화를 내게 된다. 유아기의 정서의 일반적 특징은 다음과 같다.
- 정서상태의 지속이 짧다.
- 유아의 정서는 강렬하다.
- 유아의 정서는 변하기 쉽다.
- 정서표출이 빈번하다.
유아의 정서는 성인과 달리 그 정서를 외적 동작에 남김없이 표출하기 때문에 표현의 지속시간이 2,3 분 정도로 짧다. 또한 유아의 정서는 아주 강력하게 폭발하는 특징을 보이는데, 사소한 자극이나 중대한 자극이나 모두 동일한 강도로 표출한다. 이 시기의 강력한 감정표출로 인하여 많은 부모님들이 당황해하고 반응하는데 다소 애를 먹게 되는 경우가 많아 상담실에 와서 이에 대한 고충을 문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유아는 이 시기에 자신들의 다양한 감정표현에 대한 주변의 반응을 통해 자신의 감정표현에 대한 학습을 하게 되는데, 부적절한 행동으로 감정을 표현했을 때 부모가 벌을 주거나 잘못에 대해 지적을 함으로써 유아는 현재 자신의 감정표현이 옳지 못하다는 것을 배우게 되며 조절력을 학습하게 되는 것이다. 만역 이 시기에 자녀의 감정표현에 대해 부모가 적절하지 못한 방법으로 대처를 하게 되는 경우, 자녀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대해 지나치게 억압하게 되거나 혹은 제대로 조절력을 학습하지 못할 수 있다. 지나치게 감정을 억압하게 되는 유아는 우울이나 불안, 분노 등의 부정적 정서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나며, 조절력을 제대로 학습하지 못한 유아는 이후 공격성이나 충동성이 매우 높아질 수 있다.
#3. 유아의 정서
1) 분노
분노는 유아기 때 가장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정서로, 이 시기의 유아는 자신의 욕구가 억압되었을 때 분노를 표현한다. 가정의 사회적 환경은 영·유아의 분노 빈도와 강도에 영향을 미치는 데, 유아가 가장 빈번하게 떼를 쓰는 경우를 보면, 집에 손님이 많거나, 성인이 여러 사람 있을 때이다. 형제가 많은 유아는 독자의 경우보다 떼를 쓰는 경향이 더 많다. 또한 부모의 훈련의 유형이나 양육방식이 유아의 분노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화가 난 유아는 떼를 쓰며 울거나 소리를 지르고, 발을 구르며, 발길질을 하기도 하고, 바닥에 누워 구르거나 위아래로 펄쩍 뛰고 씩씩 거리는 모습을 보인다.
2) 공포
유아는 지능발달과 더불어 이전에는 잘 알지 못했던 위험성을 인식하게 되기 때문에 영아기보다 무서워하는 것들이 더 많아진다. 이 시기의 공포는 특수한 것이라기보다는 일반적인 것으로, 적절한 공포라기보다는 공황상태와 비슷하며, 성장해 가면서 공포반응은 보다 특수한 것으로 분화된다. 불쾌한 경험에 대한 연상이나 모방, 기억은 유아의 공포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놀라게 하는 요소가 있는 이야기나 TV프로그램, 영화 등에서 제시되는 장면들이 유아의 일상생활의 경험과 공통될 때 공포의 기초가 된다. 또한 많은 공포는 무서워하는 사람을 모방해서 발달되기도 하는데, 학령 전 유아들의 경우 어머니와 비슷한 공포를 나타내는 것을 볼 수 있다.
3) 애정
유아기에는 자신이 아는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이나 무생물에게도 애정표현을 하게 된다. 유아는 흔히 가족구성원에게 하는 것처럼 장난감이나 자신의 반려동물에게도 애정을 표현한다. 유아의 애정행동은 따뜻한 시선이나 친절, 동정 등 신체와 언어로 표현되는데, 언어적인 표현보다는 신체적인 표현이 더 많이 나타나나. 4세가 되면, 가족에 대한 유아의 정서적 의존성은 다른 유아에 대한 정서적 의존으로 바뀌어 가는데, 가족구성원이나 다른 사람들로부터 제대로 애정을 받지 못한 유아의 경우 '자폐적'으로 되는 경향이 있어 다른 사람들과의 정서적 교환을 하는데 장애를 초래한다. 애정은 1차적으로 가정에 있어서 부모와 자녀와의 상호접촉에 의해 싹트게 되는데, 애정의 형태와 질은 상호접촉하는 방법과 깊이와 강도에 따라 달라진다. 부모양육태도에 대한 검사를 할 때 자녀에 대한 애정표현이 지나치거나 혹은 너무 부족할 경우, 자녀는 의존적이고 불안이 높은 어린이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4) 기쁨
2세 경에는 말을 하면서 웃을 수 있게 되는데, 이때 웃게 되는 가장 보편적 이유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다른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 극복해야 한 장애물을 치우고 하기 힘든 활동을 성공적으로 할 경우이다. 즉, 자신의 자아를 인정받았을 때나 이를 과시할 수 있을 때 아이들은 행복감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5) 질투
질투는 분노의 특수한 경우라 할 수 있는데, 지금까지 자기에게만 기울어져 있던 주의와 애정이 자기만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도 향해질 때 유아는 고립감을 느끼게 된다. 대표적으로 유아가 질투를 경험하게 되는 경우가 동생이 태어났을 때인데, 자신이 왕이었던 세상에서 갑자기 동생이 태어남으로 인해 왕의 자리를 빼앗기게 됨으로써 유아는 질투심을 강하게 경험하게 된다. 질투심에서 주의해야 하는 점은 질투심으로 인한 유아의 행동이다. 유아는 자신의 질투심을 꼬집거나, 때리는 등의 공격행동으로 나타내게 되기 때문이다. 혹은 응성을 부리거나, 아기처럼 울고 토하거나 장난감을 부수고, 밤에 오줌을 싸는 등의 퇴행행동을 나타낸다. 이러한 경우 부모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당황해하여 자녀에게 오히려 부적절한 반응을 하게 됨으로써 그 행동을 더욱 강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때 부모는 자녀의 행동의 원인을 잘 파악하고 자녀의 감정을 잘 수용해 주는 인내가 필요하다. 질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동생이 태어났을 때 지나치게 야단법석을 떨지 않는 것이며, 새로 태어난 아기와 자기도 다 같이 엄마와 아빠가 예뻐해주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 때로는 자기 자신도 아기를 예뻐해 주는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질투행동을 보이는 유아는 아이가 퇴행행동을 보인다면 아기처럼 안아주거나 꼭 껴안아주며 아이가 엄마의 애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하여 안정감을 주어야 한다. 질투는 적개심이기 때문에 유아가 만약 동생에 대한 질투심이 제대로 수용받지 못하고 부모로부터 심한 질책이나 비난을 경험하게 되었을 때는 성장 과정 내내 동생에 대한 강한 적개심을 형성하게 되며 형제자매 간의 관계가 어려워질 수 있다.
6) 호기심
유아 들은 다양한 것에 호기심을 느끼며, 이 시기의 아이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가 '왜?'이다. 유아기는 많은 질문을 쏟아내게 되며, 6세경에 절정을 이룬다. 많은 보호자들이 자녀의 끊임없이 꼬리를 무는 질문세례에 지쳐서 힘들어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자녀는 자신의 질문에 대한 이해할 수 있는 적절한 답을 들으면 만족감을 경험하게 되지만, 잘 이해가 되지 않거나 적절한 답을 듣지 못했을 경우에는 답답함을 경험하게 되거나 부적절한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 특히 아이의 꼬리를 무는 질문에 할 말이 없어진 아버지가 그만 질문하라고 화를 내거나, 엄마에게 물어보라고 대답을 미루거나 회피한다면, 자녀는 자신이 옳지 못한 행동을 했다고 생각하고 부정적 자기 개념을 형성하게 되면서 죄책감을 경험하게 된다. 자녀의 질문에 부모는 충실히 답변을 해주며, 답변이 막혔을 때는 아이에게 부모도 잘 모른다는 사실을 정확히 알려주고 답을 같이 알아보는 노력을 함께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럴 때 아이의 뇌의 시냅스에 저장되는 정보의 양이 증가함으로써 자녀의 인지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만약 아이가 제대로 답을 얻지 못한 경우, 유아는 정보와 지식이 다른 연령의 유아이 비해 떨어짐으로써 인지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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