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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아이 심리 발달 이야기
우리아이 왜 그럴까

남 탓 하는 아이: 이유와 대처방법(잘못에 책임지는 아이로 키우기)

by OliveWorld 2023.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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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탓하는 아이

 

#1. 남 탓하는 아이

 

 자녀를 양육하다 보면 혼을 내야 하는 상황에서 아이들이 "제가 먼저 그랬어요", " 엄마가 먼저 그랬잖아" 등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보다는 잘못의 원인을 타인에게 돌리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이런 모습이 처음 발견되는 시기는 대체로  만 3세 이후의 유아에게서 보게 되는데, 부모는 아이가 처음으로 '엄마 때문에 그렇잖아!'라고 잘못을 엄마에게 전가하는 모습을 처음 맞닥뜨리게 되면 '엄마가 언제 그랬어~!'라고 면박을 주거나 혹은 '그래, 미안하다'라고 수긍을 하는 모습으로 대처하게 된다.

 

 아이들이 발달과정에서 물활론적 사고를 하는 시기에는 아이가 책상에 부딪혀서 울 때 보호자들은 책상을 때리는 시늉을 하며 책상이 잘못했다고 혼내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는 부모가 아이를 달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아이는 자신이 실수해서 부딪힌 것이 아니라 책상이 마침 거기에 있던 것이 잘못이라는 것을 학습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이 아이의 인지 수준이 더 발달해 나감에도 불구하고 지속된다면, 이는 결코 바람직한 영향을 주지 못한다. 아이는 지속적으로 자신의 잘못을 다른 대상에게 전가하게 되기 때문이다. 

 

 유아기와 아동기 초기의 아이들은 아직 타인조망훈련이 이루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자기중심적 사고를 하게 된다. 이러한 자기중심적 사고는 어떤 상황을 이해함에 있어서 타인 입장을 고려하지 못한다. 게다가 부정적인 경험에 대한 회피하고자 하는 방어기제가 발동하게 되면, 아이는 좀 더 완고한 자기 중심성을 발휘하게 된다. 이로 인해 아이는 자신의 잘못에 대해 책임을 지기보다는 타인에게 잘못을 귀인 시키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부정적 자기 개념 형성 역시 남을 탓하는 원인이 된다. 자신에 대한 신뢰감이 부족하고 부정적인 자기 개념을 형성하고 있을 경우, 아이는 잘못을 행한 자신을 인정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경험하게 된다. 그래서 이 두려움을 회피하고자 남의 탓을 하게 된다. 자신이 잘못했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데, 아이가 용기를 내기에는 너무 자아가 약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강하게 부정을 하게 되는 것이다.

 

 남을 탓하고 핑계를 대는 모습은 아이들이 성장과정에서 한 번쯤은 꼭 나타내는 모습이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가 이러한 남 탓 하는 모습을 나타낼 때 지혜롭게 대처하여 아이가 이 경험을 통해 오히려 더 자신감 있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2. 남 탓하는 아이에 대한 훈육방법

 

 영아기의 아이가 실수로 잘못을 했거나 옳지 못한 행동을 했을 때, 부모는 아이가 잘 못 알아들을 것이라 생각하고 혼을 내기보다는 그 대상이 되는 책상이나 의자 등 물건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경우가 있다. 또는 부모가 지나치게 화가 나서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윽박지르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가 아직 훈련 부족으로, 미숙함으로 인해 실수하거나 잘못을 한 것이라면, 부모는 이에 대해 혼을 내거나 화를 내기보다는 올바른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아이가 아직 걷는 것이 서툴러서 책상에 부딪혔다면, 먼저 책상을 '떼찌'하는 것도 좋지만, 그다음에는 꼭 책상에 부딪히지 않는 방법을 알려주어야 하는 것이다. 단순히 책상만 혼내고 아이 기분만 얼러준다면, 아이는 자신의 실수에 대해 수정하고 책임지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다. 또한 지나치게 부모가 화를 낸다면, 아이는 자신이 무엇을 잘못한 것인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자신에게 소리 지르는 부모만을 인식하게 됨으로써 부정적인 자기 개념을 형성하게 된다. 소리 지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이 잘못인지를 알려주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화가 난다고 다른 아이를 꼬집는 아이가 있다면, 부모는 꼬집는 이유에 대해 물어보게 된다. 이때 아이들은 '저 친구가 먼저 나를 밀었어요'라고 자신이 꼬집은 행동이 정당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친구 탓을 하게 된다. 그러면 부모는 여기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먼저 감정에 대해 공감을 해준다. '친구가 너를 밀었기 때문에 화가 난 거였구나?'. 그리고 행동에 대해 말한다. '화가 났기 때문에 친구를 꼬집은 것이었구나.' 그러면 아이는 먼저 부모가 자신의 감정과 행동의 원인에 대해 공감해 준다는 것에 안심을 하게 된다. 그다음에 부모는 친구가 먼저 잘못을 했다면 화난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는 것이 바람직할까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 '친구에게 화가 나서 꼬집었을 때 어땠니?', '꼬집고 나서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그것이 너의 마음을 더 나아지게 했을까?', '꼬집지 않고 친구에게 너를 민 것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는 좀 더 안전한 다른 방법이 없을까?' 

 

 이때 중요한 것은 아이가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부모는 질문을 하는 것이다. 보통 부모들은 아이에게 '네가 그렇게 친구를 꼬집으면 안 돼. 그렇게 하니가 너만 더 혼나잖아. 다음부터는 말로 화내렴.'이라고 아이에게 설명을 해준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아이의 머릿속에 전혀 남겨지지 않는다. 다음에 아이는 또 반복하게 될 것이다. 아이가 스스로 무엇이 잘못인지 인식하게 하고, 방법을 생각하게 해야만 그 생각이 오랫동안 뇌에 저장이 된다. 부모가 아이가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시간을 들여서 아이의 생각을 이끌어 내줘야 한다. 

 

 부모는 아이들이 자신의 잘못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가르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 들어 많은 학교에서 발생하는 많은 문제들의 이면에는 부모나 자녀 모두 이 잘못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책임지는 자세를 가진 아이는 자존감이 높고, 자기 신뢰감이 충분하며, 용기가 있는 아이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가 자녀의 잘못에 대해 지나치게 비난하거나 화를 내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잘못에 대해 지나친 비난은 아이가 지나친 죄책감과 자기 비난으로 인해 스스로에 대한 부정적인 자아를 형성하게 한다.  이런 아이는 점점 부정적인 모습의 자기를 대면하는 것에 대해 회피하게 되고 점점 모든 잘못을 타인에게 귀결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또한 부모 역시 자신들이 남의 탓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부모의 남탓하는 모습을 자녀가 모델링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도 사람으로서 실수할 수 있고 잘못할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하는데, 많은 부모들이 자신들은 자녀 앞에서 완벽하고자 하는 마음에 자녀 앞에서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부모 역시 '네가 이렇게 하니까 엄마가 그러는거잫아!!'라고 자녀 탓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때 아이들은 책임전가하는 것을 학습하게 된다. 설령 아이가 원인을 제공했다 할지라도, 부모가 자녀 앞에서 어떤 말이나 행동을 실수했다면, 먼저 깨끗하게 이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너의 모습을 보고 엄마가 그만 화가 나는 바람에 너에게 그런 말을 했구나. 이는 엄마가 너에게 잘못 말한 것이기 때문에 그 말에 대해서 엄마가 사과할게.' 누가 먼저 잘못했는가를 떠나서 내가 한 잘못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사과해야 함을 알려주는 것이다.

 

 간혹 부모는 아이가 친구를 때렸는데 알고 보니 그 아이가 먼저 잘못을 해서 내 아이가 때렸다는 것에 꽂혀서 그 아이를 때린 내 자녀의 행동을 정당하다고 여기게 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일어나는 많은 학부모와 교사의 갈등 문제에서 많이 나타나는 양상이다. 아이가 잘못을 해서 교사가 훈육차원에 벌을 주었는데, 사실 그것은 교사가 제대로 알려주지 않아서 내 아이가 그런 잘못을 행하도록 환경을 조성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여기서 부모는 잘못을 행한 내 아이의 책임보다는 그런 환경의 책임으로 전가하는 모습을 보인다. 아무리 환경이 그렇다 할지라도 잘못을 행한 아이 역시도 그 개인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마땅하다. '환경이 그러니 내 행동은 죄가 없다.'라는 개념은 옳지 않기 때문이다. 상대 아이가 먼저 어떤 촉발행위를 했다 할지라도 그것을 때리는 것으로 해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좀 더 나은 대처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바로 부모의 역할이다. 

 

 내 아이가 남을 탓하지 않는 아이, 즉 용기 있고 신뢰로운 아이로 성장하기를 바란다면, 부모는 아이에게 남 탓하지 않고 인정하며, 책임지는 것이 아이를 더 성장시키는 방법임을 인식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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