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버릇없는 아이
가끔 일상생활에서 버릇없는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식당에서, 학원에서, 교실에서, 가정 안에서 흔히 말하는 예의 없고 다른 사람에게 함부로 대하는 아이들을 보게 된다. 버릇없는 아이들은 자칫 자기주장이 강한 아이처럼 비치지만, 그 안에는 타인에 대한 존중이 담겨 있지 않다. 부모에게 분명한 자기 의사를 나타내지만 그 안에는 부모에 대한 존중감이 있지 않기 때문에 부모는 자신의 아이가 매우 예의 없이 이야기하는 것으로 느껴진다. 어떤 경우에는 아이가 부모의 의견에 매우 논리 정연하게 반박을 하는데 부모가 아무 말도 대꾸할 수 없어서 당황스럽고 무안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때 많은 부모들은 그 무안함과 창피함을 '우리 아이가 매우 똑똑해'라고 정당화하며 방어기제를 사용하여 자신의 창피함을 회피하고자 한다. 하지만 왠지 모를 씁쓸함이 남게 되고 이러한 경험이 몇 번 쌓이게 되면 부모들은 아이의 반박이 버릇없게 느껴지게 된다.
버릇없는 아이들은 어른들에 대해 예의 없는 행동을 종종 한다. 오랜만에 만난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거부적인 태도로 소리를 지른다거나, 말대꾸를 하기도 한다. 손님이 와서 부모와 대화를 하고 있을 때, 손님에게 함부로 행동하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의 지루함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며 손님에게 언제 돌아갈 것인지 직설적으로 묻는 경우도 있다. 대체적으로 버릇없는 아이들은 어른들로 하여금 당혹스러움을 경험하게 만든다.
버릇없는 아이들은 또래관계에서도 원활하지 못한 모습을 나타낼 때가 많다. 자기중심적인 모습을 보이다 보니 종종 부모가 '우리 아이가 많이 이기적이에요'라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다. 또래관계에서 친구들에게 함부로 말을 하게 되거나 자기중심적으로 관계를 맺으려 함으로써 잦은 갈등을 겪게 된다. 그리고 이때 이 아이들은 타인의 탓을 하는 경우가 더 많다.
#2. 버릇없는 아이는 왜 만들어지는가?
위에서 언급한 유형의 아이는 본래부터 버릇없는 아이였을까? 많은 부모들이 예상하듯이 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어쩌다가 버릇없는 아이들이 되었을까? 많은 어른들이 흔히 하는 말 중에 '요즘 애들이 너무 버릇이 없어'라는 말이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느 시대나 많은 윗 세대는 아랫세대를 향해 이렇게 이야기하곤 한다. 그 말 안에는 '예의가 없다'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즉, 요즘 세대는 이전에 비해 예의가 없다고 느끼는 것이다. 따라서 버릇이 있으려면 예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아이가 버릇없는 아이가 되는 첫 번째 이유는 부모의 지나친 허용적인 태도 때문이다. 아이는 인지발달과 정서사회발달 과정에서 옳고 그름에 대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배워야 한다. 또한 어디까지가 사회적으로 허용되는 수준이고 어디서부터 자신이 참아야 하는지에 대해 배워야 한다. 하지만 허용적인 부모는 아이에게 그 가이드라인을 적절하게 제시해주지 못한다. 자녀의 잘못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하고 수용적이며 개방적일 경우, 아이는 자신이 존중받았다고 여기기보다는 오히려 부모보다 더 상위에 위치하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든다. 잘못해도 되고, 안 해도 되고, 그렇게 말해도 된다고 배우게 되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상식적인 선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게 되다 보니 아이는 사회적인 관계에서 버릇없는 사람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버릇없는 아이의 두 번째 이유는 부모의 지나친 간섭과 비난, 과잉보호의 결과이다. 부모가 자녀의 모든 일상에 관여를 하게 되고 잔소리를 하게 되면, 자녀는 매우 수동적이고 의존적인 사람으로 성장하게 된다. 거기에 부모의 과잉보호가 덧붙여지게 되면, 아이는 스스로에 대한 과도한 자의식을 형성하게 됨으로써 과장된 자기상으로 인해 타인의 우위에 서려는 태도를 나타내게 된다. 특히 부모의 간섭과 비난에 빈번하게 노출되게 되면 아이는 부모의 그러한 양육태도를 모델링하게 되고, 타인에 대해서도 그러한 모습을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사회적 관계에서 아이는 타인보다 우위에 서려는 태도를 보이면서 타인에 대해 함부로 대하는 태도를 나타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3. 버릇없는 아이를 위한 올바른 훈육방법
유아기의 아이는 여러 목표를 설정하고 시행하는 과정을 통해 자기 개념을 형성해 나가게 된다. 이때 아이가 하는 여러 실험들 중에는 예의와 관련된 것들도 있다. 아이가 부모나 웃어른에게 버릇없는 행동을 보였을 때, 유아는 이것이 허용되는지 허용되지 않는지를 시험하게 되는 것이다. 이때, 부모는 아이의 옳지 못한 행동이나 말에 대한 명확한 지적을 해주고 올바른 행동과 말을 알려주어야 한다. 부모가 아이에게 명확한 지적을 할 때 중요한 것은 부모가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단호하게 알려주는 자세여야 한다는 점이다. 자칫 부모가 명확하게 알려준다고 화를 내게 된다면 아이는 이를 비난으로 받아들이게 되기 때문에 올바른 방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죄책감과 수치감을 형성하게 된다. 부모가 부모로서의 권위를 가지고 단호하게 아이에게 알려준다면, 아이는 부모의 권위를 통해 어른들에 대해 존중하고 수용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부모는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이 대한 명확한 가이드를 제시해야 한다. 안 되는 것이라면 분명하게 '안돼'라고 말해줄 수 있어야 한다. 부모가 이를 알려주지 않으면 아이는 배울 수가 없다. 오랜만에 만난 할아버지에게 소리를 지른다면, 따끔하게 그 자리에서 소리를 지르면 안 된다는 것을 명확하게 알려주어야 한다. 훈육을 할 때는 '즉시성'이 중요하다. 또한 아이에게 어른에게는 먼저 인사를 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지 않은 채, 어른에게 인사하지 않는 아이에게 버릇없다고 나무라면 안 된다. 나무라기 전에 아이에게 어른을 보면 먼저 인사를 해야 한다는 것을 반드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이다.
부모는 아이에게 타인에 대한 존중감을 알려주어야 한다. 유아기에는 아직 타인조망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타인의 입장에서 고려하고 생각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부모는 꾸준히 타인에게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알려주어야 하며, 부모 역시 그러한 모습을 자녀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따라서 부모 역시 자녀를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주며, 무엇이 존중하는 모습인지에 대한 모델링이 되어 주어야 한다. 최근 이슈가 되는 부모가 교사들에 대한 갑질 사례들을 보면 그 안에는 부모들이 교사나 다른 학생들에 대한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주고 있지 못한다. 그런 경우, 타인을 존중하지 않는 부모를 보면서 자녀들은 과연 무엇을 모델링하게 되겠는가? 내가 존중받기 위해서는 타인을 존중할 줄 아는 자녀를 키워야 한다.
부모가 자녀에게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부모로서의 권위는 유지하되, 자녀의 의견을 충분히 경청해 주는 자세이다. 이는 허용과는 분명히 다르다. 자녀의 의견을 수용해 주고 허용해 주는 것이 아니라, 경청을 하고, 그 마음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을 해 주되, 옳고 그름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제시해 주어야 한다. 또한 지나친 간섭과 비난을 지양하고 자녀에 대한 신뢰감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자녀에게 가이드를 제시하되 이에 대한 수행과 책임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자녀의 자율성을 보장해 주는 태도가 필요하다.
부모의 권위에 도전을 하거나, 부모를 존중하지 않고 함부로 행동하는 태도에 대해 분명하고 단호하게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자칫 부모는 자녀의 이러한 행동들에 대해 휘말리게 됨으로써 감정적인 갈등을 경험하게 된다. 부모에게 함부로 말을 할 때, 부모는 "잠깐!"하고 자녀의 말을 멈추게 해야 하며,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차분하고 무미건조한 어조로 지금 현재 자녀가 한 말이 부모에게 어떻게 들려지는지, 그리고 그 말이 얼마나 예의 없는 태도인지에 대해 명확하게 알려주고, 다시 예의 있는 말로 바꿔서 말해주어야 한다. 예를 들어 반항기가 잔뜩 든 자녀가 '아씨~ 시끄러워~ 그만 말하라고~!'라고 소리를 지른다면, 부모는 '네가 지금 엄마 말이 듣기 싫다고 화가 나서 엄마에게 함부로 말을 하고 있구나. 그 말투가 엄마를 많이 속상하게 하네. 지금 엄마의 말이 마치 잔소리처럼 들린다는 말을 하고 싶은 거지?'라고 좀 더 순화된 말로 바꿔 주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부모 양육태도에서 가장 중요한 일관된 양육태도이다. 부모는 자녀의 훈육에 있어서 일관된 양육규칙을 제시해야 한다. 일관된 양육태도는 자녀로 하여금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하기 때문에 훨씬 안정적으로 자녀가 자신의 행동을 수정하고 변화해 나갈 수 있다. 자녀의 지나친 버릇없음은 주변과의 갈등을 조장할 수 있으며, 자칫 반항적인 성격장애를 형성할 수도 있으므로 조기 발견하여 고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만약 아이의 버릇없음이 정도가 지나치다 여겨진다면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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